지난 7월말부터 2주간 그간 벼르던 레이테를 다녀왔습니다. 겨울부터 봄사이 고래상어 시즌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외에도 볼게 많다는 묻지마 추천(지난 5월 보홀에서 들은...)에 과감하게 마닐라-타클로반을 거쳐 멀고도 비싼 길(편도 픽업 3,500페소)을 다녀왔습니다.

레이테는 필리핀 남동쪽 비사야 지역의 섬으로 다이빙 지역인 소고드베이는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주도인 타클로반에서 내려 자동차로 세시간 반 정도 이동하거나 세부에서 배를 타고 올목 등에서 내려 차로 들어가는 등 사방비치, 아닐라오, 세부 보홀,  두마게티 등 필리핀 내 타 유명 포인트 대비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그걸 만회할 만한 많은 장점들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고래상어를 포함해서...

여행기간 내내 참 탈도 많았지만 (도착 3일째부터 1박2일 몸살로 드러눕기, 이이폰 복구하러 마을버스 왕복3시간 타기, 마아신 항구 다녀오는 길에 고장난 트라이시클... 20분간 공동묘지 앞에서 점화플러그 닦고 또 닦고... 새로 안치된 묘 앞의 촛불이 아직도 아련합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눈 감으면 행복한 기억들이 더 많아서... 여러번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레이테의 유명 다이빙 포인트로 림마사와, 나판타오 등이 알려져 있고 리조트 인근 마을(부르고스) 부두의 야간 다이빙이 유명하나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바로 리조트 앞 하우스리프의 다양함이었습니다. 태풍 여파로 1주일 간 계속 리조트 앞 포인트들을 돌았지만 너무 다양한 지형과 볼거리에 놀라 막상 2주차에 배를 타고 건너편 나판타오, 림마사와를 갔을땐 오히려 감동이 좀 줄어 들더군요. 

제가 묵었던 소고드베이 리조트는 요즘 우리나라사람들도 많이 찾는 피터스 하우스 바로 옆집으로 처음 갖는 2주간의 다이빙투어 기간 중 비수기의 한적함과 1인1마스터, 전속 수중모델까지 두는 호사를 누리는가 하면... 영국+호주 주인 덕에 음식 맛은 그닥... 그래도 식사때마다 테이블 옆에 다소곧이 기다리는 고도 비만 강아지 세 마리(TV동물농장 출연 가능 수준)까지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과거 레이테는 2차대전 중 맥아더 장군의 연합군이 상륙하여 일본 침략자를 몰아낸 곳으로 유명하며 지금은 산호 보호 및 재생, 서식지 확대를 위한 종묘장과 이상 번식하여 산호를 파괴하는 가시 불가사리(Crown of Thorns)를 퇴치하기 위하여 많은 뜻있는 분들이 노력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많은 바다생물들과 다이버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