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사진 촬영에 있어서 구도(Composition)에 대해서 정리 해 보려고 합니다.
(사진: 캐논 450D, Tokina 10-17mm, f/9.5, 1/125sec, Iso 200)
이러한 수중 촬영의 기본적인 구도는 항상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창작물이므로 어떠한 표준이나 정석이라는 것에 맞춰서 촬영해야 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으나 기본적인 촬영 구도를 익히고 난후에 이런 틀을 벗어나는 창조적인 시도를 해 보는것이 바람직하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1. 가까이 더 가까이
수중 촬영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자주하는 실수중 하나는 피사체와 먼곳에서 촬영하는 것입니다. 주제가 되는 피사체에 최대한 가능한 가까이에서 촬영을 시도해야 합니다.
만약 피사체가 쉽게 놀라 숨거나 피해버리는 생물이라면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다가가서 셔터를 누르고 다시 더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반복하는 버릇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각기 다른 피사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하나의 피사체와 충분한 시간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2. 피사체의 위에서 촬영하지 않는다.
항상 피사체보다 약간 아래에서 위쪽을 바라본다는 느낌으로 촬영하도록 합니다. 가능한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1번에서 언급한대로 가까이 접근하는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수중 생물체들은 위에서 촬영하면 특성이 살아나지 않고 밑밑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위 두개의 사진 모두 촬영자의 시선이 아래로 향하고 있어 좋지 못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를 낮춰서 최소한 피사체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것이 좋고 눈이 있는 생물이라면 Eye Contact을 얻는 것도 좋습니다.
3. 공간의 활용
여백을 적절히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어류의 사진을 촬영할때 헤엄치는 방향으로 적당한 공간을 주어야 답답해 보이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 밖으로 나가려는 것보다는 헤엄쳐 들어오는 듯한 구도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의 앞쪽에 공간이 없고 프레임밖으로 헤엄쳐 나가는 사진입니다.
앞쪽에 공간이 어느정도 있어서 위의 사진보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4. 잘림, 뒷모습
특별히 의도한 상황이 아니라면 피사체의 모습이 부분적으로 잘리지 않도록 하고 뒷모습 보다는 앞이나 옆모습을 촬영하도록 합니다.
계속 움직이는 피사체의 경우 움직이는 방향과 특성을 충분히 관찰한 후에 접근하여 촬영하는 것이 성공적인 사진을 남기는데 도움이 됩니다.
노출과 초점은 괜찮지만 일부분이 잘려 있고 위에서 약간은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잘 접근하여 촬영하였지만 일직선의 밑밑한 구도에 피사체의 일부분이 잘렸습니다.
전체 모습을 담았고 구도도 위의 것 보다는 좋습니다.
5. 정확한 포커스와 Eye contact
피사체의 눈이나 누디브렌치(갯민숭달팽이)의 경우 rhinophores(촉각)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물론 이것은 예외가 많습니다.
어류가 입을 벌리는 순간이라든지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아가미 청소를 받고 있는 어류의 모습을 찍는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물론 나타내고자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촬영한 밑밑한 느낌의 갯민숭달팽이
동일한 피사체인데 최대한 낮은 시선으로 그리고 조리개를 적당히 조여 피사계심도를 확보하여 촉각과 피사체 전면의 모습 대부분이 선명하게 나오도록 한 사진입니다.
조리개를 적당히 열고 눈에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조리개 값에 따른 피사계심도(DOF = Depth of field) 변화는 다음 링크에서 줄자를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http://underwater.kr/xe/21014
6. Eye Contact
살아 있는 생물체를 촬영할때 Eye Contact, 즉 눈을 마추치는 것은 사진에 강한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위 사진 두개는 같은 어류를 촬영한 것이지만 아래것이 Eye contact이 있어서 훨씬 재미있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7. 정중앙은 피한다.
프레임 전체를 채우는 마크로 촬영을 제외하고 피사체를 정중앙에 놓고 촬영하는 것은 지루한 사진이 되기 쉽습니다.
어떻게 느낌이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 동일한 사진을 다르게 크롭 해 보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이겠지만 사진의 구도는 크롭을 하기보다는 촬영시에 노력해서 얻어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3의 법칙(The Rule of Thirds)에 대해서도 읽어보세요.
8. 배경을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피사체라도 배경이 산만하면 주제가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각도로 바라보거나 적당한 조리개 값과 셔터 스피드를 고려하고 스트로브 위치를 조절하여 적합한 배경을 얻는 중요합니다.
매우 좋은 피사체이지만 배경이 산만합니다.
이럴 경우 스트로브 위치를 여러가지로 바꿔보거나 스눗(snoot)을 사용한 선택적인 조광을 시도하여 피사체가 두드러지도록 할 수 있습니다.
9. 주제가 없는 사진
주제가 될만한 피사체가 아예 없거나 피사체와의 거리가 너무 멀거나 배경에서 두드러 보이지 않는 피사체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주제가 없습니다.
바렐 스폰지와 조그마한 고기들이 있어서 위의 사진보다는 덜 지루합니다.
하지만 강한 색상의 멋진 피사체만이 사진의 소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패턴과 햇빛이 사진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10. 특별한 순간을 포착한다.
특이한 피사체를 촬영하는 것도 좋겠지만 평범한 피사체의 특별한 행동이나 습성을 보여주는 사진은 특별합니다.
어류의 경우 입을 벌리는 순간을 잡아내면 아주 새로운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11. 대각선을 이용하기 - Using Diagonal Lines in Photography
동일한 피사체일지라도 대각선 구도를 사용하면 역동적이고 지루하지 않은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12. 프레임 채우기 - Fill the frame
접사 촬영에서 자주 쓰이는 것으로 화면 전체를 피사체로 채우는 구도입니다. 특징이 되는 부위를 피사계심도를 이용해서 부각시키거나 비율을 고려하여 적당히 위치시키도록 합니다.
캐논 7d, 100mm, f13, 1/250sec, iso 200
캐논 7d, 100mm, f13, 1/250sec, iso 200
캐논 450d, 100mm, f11, 1/180sec, iso 200
13. 법칙을 깨자! - Break the Rules
창조적인 예술인 사진에서 정해진 법칙이란 있을수 없습니다. 위에서 거론된 것들과 전혀 상반된 구도로 촬영된 멋진 사진들도 많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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